대구수목원 2019년 국화전시회
1. 기 간 : 2019년 10월 29일 - 2019년 11월 10일
2. 장 소 : 대구수목원 일원
3. 이야기
올해도 대구수목원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국화전시회가 열렸다.
해를 거듭할수록 양적으로 더 풍성해지고 질적으로는 더 향상된 땀과 노력이 깃든 흔적을 남긴 전시회였다.
시인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를 마음속으로 읊으면서 그 때의 국화가 주었던 이미지를 오늘에 찾을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는 전시회였다고
할까?
어릴적 내가 나서 자란 곳은 시골의 조그마한 초가집이다. 이런데 국화가 설 자리가 있었을까? 그저 울타리 밑이나 빈터의 한 귀퉁이에
심어져 삼복을 이기고 겨우겨우 자라서 가을 날 그것도 늦가을 찬서리를 흠뻑 맞으며 한 송이의 탐스런 꽃을 피웠던 국화와 오늘날의 국화
를 생각해 본다. 의미 보다는 너무 미적인 아름다움에만 치우쳐있다는 생각도 든다.
하긴 오늘날의 환경 속에서 지난날의 내면에 깃든 정신을 찾는다는 자체가 우스운 일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런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시인 서정주의 ‘국화옆에서’를 다시 음미해본다.
국화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 서정주(徐廷柱, 1915-2000), 시인, 호는 미당(未堂).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벽’이 당선되어 등단.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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