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문은 넓게

222. 눈(雪)과 같이 되려고.

죽림, 대숲, 사라미 2025. 1. 16. 17:03

  <눈(雪)과 같이 되려고>

 

1. 날짜 : 2025년 1월 15일
2. 동행 : 젊음의 청춘팀
3. 이야기
 겨울을 덮는 눈(雪)이 되어라. 
눈은 더럽고 어지러운 것들을 덮어주기도 하고 또 포근히 감싸주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물과 얼음으로 변하기도 하고 주변의 환경에 따라 모양도 다양하게 변하는 융통성도 있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를 눈(雪)과 같이 되려고 하였다.


 오늘은 2025년 푸른뱀의 해에 두 번째로 맞는 정기 모임일이다. 오늘 가는 곳은 무주리조트 관광곤돌라가 있는덕유산 향적봉이다. 하기야 눈 덮인 덕유산 향적봉을 가다 못가면 설천봉에서 마감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꿈은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높다는 덕유산 향적봉이다. 이 곳은 기후가 알맞아서인지 겨울에 항상 눈이 많다. 그래서 눈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매일 성황을 이룬다. 그래서 오늘은 평시 보다 30분 앞당겨서 7시 30분에 출발한다. 새벽에 일어나니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는다. 새벽밥을 먹고 6시 30분 조금 못되어 집을 나선다. 도시철도 2호선과 3호선을 이용하여 출발지로 가야한다. 그런데 무슨 생각을 하였던지 청라언덕역을 지나쳤다. 덕분에 다시 청라언덕역 까지 되돌아와서 3호선으로 바꾸어 탄다. 다시 돌아와서 어린이 세상역 까지 가도 아직 시간이 30분 정도 남았다. 요즘들어 거리와 시간에 대한 관념이 의심스럽다. 
눈을 보기 위해 오래전 둘째네와 태백산을 올라서 주목군락지에서 눈을 즐겼던 이후 오늘이 눈산행으로는 두 번째다. 

 오늘 계획은 무주 덕유산 설천봉을 곤도라로 올라서 향적봉 까지 간다. 그 이후는 중봉 까지 가야겠다고 마음은 정했으나 이는 설천봉을 오른후 결정할 문제다. 그러니 향적봉 이후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중에 버스는 덕유산관광케이블카 공용주차장에 도착한다. 예상대로 차는 만차이고 사람은 인산인해(人山人海)다. 겨울 운동으로 스키가 인기가 많아서 일까? 
주차장에는 버스와 승용차로 꽉찼다. 곤도라를 타기위한 사람들의 행렬이 말이 아니다. 30여분 앞당겨서 출발했는데, 30여 분 기다려 곤돌라에 오른다. 온 세상이 하얗다. 봄여름에는 푸르름이 천지를 덮었는데 오늘은 흰눈이 천지를 덮었다. 그래서 소통되고 즐거움을 주는 눈이 되라고 하였다. 눈산행에 준비할 것들을 모두 챙겼는데 아랫도리를 감싸는 것을 잊었다. 아이젠도 오랜만에 신어본다. 스틱도 눈산행을 위한 것이 아닌 일반용이다. 그래도 향적봉 까지는 갈것으로 생각된다. 설천봉에 내려서 눈위에 앉아 아이젠과 스틱을 챙기고 향적봉을 오른다. 

 덕유산은 국립공원이라서 봄, 여름에는 향적봉 까지 가려면 사전 예약하거나 설천봉에서 현장예약을 해야 출입할수 있었는데, 오늘은 바로 향적봉으로 갈수 있었다. 설천봉은 높아서인지 눈바람이라 매우 싸늘하다. 바람이 불어오니 눈도 함께 날린다. 이게 눈바람인가? 그러니 더욱 날씨가 차갑다. 향적봉 까지 가는 길에는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오른쪽으로는 오르고 왼쪽으로는 내려온다. 우측통행으로 모두 질서를 잘 지킨다. 역시 선진국 시민다운 일이다. 이따끔 눈이 섞인 바람이 매섭게 불어 정신을 깨우친다. 봄여름에 보이던 초목들도 모두 눈속에 들어갔다. 지난 6월에는 왕괴불나무의 열매를 찾느라 열심히 살폈는데 오늘은 모두가 내년의 일들을 준비하고 있으리라. 아이젠을 신었으니 미끄러짐은 없다. 다만 몸상태가 옛과 달라서 벌써 이렇게 되었나 싶다. 향적봉에 오르니 눈속에서 향적봉에 올랐다는 인증사진을 남긴다고 야단들이다. 이 곳도 줄을 서야 한다. 오늘은 원래 있던 향적봉 정상석외에 아담하고 작은 향적봉 정상석이 하나 더 서 있다. 두 정상석에서 인증사진을 찍느라 야단이다. 

  여기서 중봉 까지는 저만큼 가깝에 보이지만 조금 더 가야 한다. 그런데 오늘은 왜 그런지 손도 시리고 발도 시리다. 이게 몸에서 일어나는 적신호인가 싶다. 지금 까지 눈속을 다니는데 발이 시린 경우는 없었는데 이상한 일이다. 그래서 정상에서 사진을 대강 찍고 앞서서 내려온다. 내려오는 길도 만만치않다. 아이젠을 신었지만 그래도 경사가 급한 곳이라 미끄럼이 많다. 눈속에서 눈과 함께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내려오니 마음 한 구석이 텅빈 것 같다. 내려오면서 공간을 이용하여 눈속에서의 자연을 담는다. 이것이 올릴 내용들이고 일생일대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남김이다. 곤도라에서 내린 시각은 약속된 시각 오후 1시다. 허물을 덮을줄도 알고 또 허물을 감쌀줄도 알아야한다는 세상 이치를 깨우친 눈속의 하루다. 

  돌아오면서 2022년 6월 22일 찾은 일이 있는 거창 창포원의 열대온실을 관람하고 대구로 향한다. 대구수목원의 온실에서도 열대식물들이 잘 자라고 있는데 이곳 창포원의 온실에서도 초목들이 잘 자라고 있다. 그런데 서설과 규모가 너무 어마어마해서 관리에 어려움이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 엄동설한에 따스한 온실에서 귀한 초목들을 살피고 오늘 일정을 마친다. 

 

<사진 1>  향적봉 까지의 안내도.

 

<사진 2>  곤도라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어도 지루함이 없다.

 

<사진 3>  곤도라 제원표.

 

<사진 4>  여기서 부터는 향적봉 오가는 길 모습

 

<사진 14>  향적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한 컷.

 

<사진 32>  이 곳은 나무의 생노병사를 살피던 곳.

 

<사진 38>  눈과 같이 되려고.

 

 <사진 42>  설천봉도 눈 속에 묻혔다.

 

 <사진 44>  곤도라 왕복권도 넣어보았다.

 

 

 

   ※  감사합니다. 거창 창포원 모습은 다음으로 미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