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봉(日出峯)을 오르다>
동산(東山) 보다는 높고 산 보다는 조금 낮은 곳을 보통 봉(峯)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또 덩어리가 큰 산을 이루는
여러 봉우리를 봉(峯)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또 어떤 산의 제일 높은 곳을 봉(峯)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내가 태어나고 자라고 꿈을 갖고 오르던 나즈막한 산이 내 고향에 하나 있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울 때 동네 친구들과 같이
소에게 풀을 뜯기며 뛰놀던 곳. 산에 나무가 없을 때 벌거숭이 산을 없애기 위해 이 산에도 사방공사를 하였던 산이었습니다.
그 때의 소나무는 키가 1m 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산비탈을 다니는데도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이 때에는 일반 가정에서
땔감은 전부 나무를 이용하였을 때라 산에서 나무를 베어가는 것을 열심히말렸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이 때 산을 돌면서
나무를 베는 것을 말리는 일을 하는 사람을 '순산(巡山)'한다고 불렀지요. 어떻게 보면 산불이 발생할 확률은 아주 낮은 때이기도 했습니다. 이 산 이름이 일출봉(日出峯)입니다.
이름 그대로 풀이하면 '해가 떠 오르는 산'이라는 뜻이지요. 요즘도 새해 첫 날 아침 해돋이를 하는 산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동해에 떠 오르는 해를 바라보면 한 마디로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멀리서 일출봉을 바라보면 정말 안정감 있게
둥그스럼하게 잘 생긴 산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니 일출봉하면 부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었지요. 일출봉 정상에 올라서
보면 동쪽으로는 월송정을 중심으로 푸른 동해의 경치가 한 눈에 펼쳐져 경치가 아름답기로 비할데가 없었고, 서쪽으로는
멀리 온정의 백암산(白巖山)과 가까이는 삼상봉이 형세를 꾸며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쪽으로는 읍소재지인 평해의
들판과 평해초등학교가 잘 짜여져 보이고 북쪽으로는 월송의 들판이 펼쳐져 있어 사방이 잘 짜여진 한 폭의 그림 같은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출봉을 올라본지 몇 십년이 지난 오늘 어릴 적의 기억을 더듬으며 일출봉에 올랐다.
작은 포데기 소나무가 그 동안 자라 한 아름이 넘는 거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방을 하여 심었던 오리나무와 아까시나무는
이젠 세월을 자랑하듯 큰 나무로 변하여 있었습니다. 세월이 무상하다고나 할까? 새삼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게 하였습니다.
일출봉 정상에는 무인 산불감시 시설이 있었고 그 옛날에는 잘 보였던 주변이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을 만큼 나무들이
우거져 있었습니다. 2011년 산을 오르는 등산로를 다듬고 정비하여 오르는데는 불편함이 없었지만 너무 우거진 숲 속이라
적막감마져 들었습니다. 오르면서 전에는 그러려니 하였던 것들과 몰라서 보지 못했던 것들을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사진 1> 나라가 망할때 들어온 풀이라하여 망초라 불렀다하는데, 이 풀은 더 좋지 않는 인상을 주는 개망초이다. 그래도 꽃을 가까이서보니 아름답기도 하다.
<사진 2>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도 꿀풀은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었다.
<사진 3> 콩과의 나비나물입니다. 잎의 모양이 나비가 날개를 편 모양과 비슷합니다.
<사진 4> 정상에서 바라본 월송정 일대와 동해의 푸른 물결이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사진 5> 돌보는 이가 없으니 더 잘 자라는 것 같습니다. 며느리밑씻개가요.
<사진 6> 정상에 밤나무가 꽃을 피웠습니다.
<사진 7> 산딸기나무도 정상에 자라고 있습니다.
<사진 8> 산복사나무도 열매를 달고 있습니다. 약용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사진 9> 쑥갓이 꽃을 피웠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제법 눈길을 끌기에는 충분한 꽃입니다.
<사진 10> 양지쪽에 작살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새로 생긴 군락입니다.
<사진 11> 조록싸리도 꽃을 피웠습니다.
<사진 12> 청미래덩굴도 열매를 달고 있습니다. 어릴 때는 망개나무라고 부르며 자랐습니다.
<사진 13> 큰까치수영이 꽃을 피웠습니다.
※ 산을 오르면서 본 것을 올렸습니다. 나날이 자꾸 달라지겠죠? 그 때는 그 때대로 지켜 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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