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야기

64. 길마가지나무와 숫명다래나무에 대하여.

죽림, 대숲, 사라미 2017. 12. 22. 09:30

 

 

 

           길마가지나무와 숫명다래나무에 대하여.

 

          해마다 이른 봄 잎이 돋기 전 황백색의 꽃을 피우는 나무가 있었다. 나는 이나무를 길마가지나무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 나무가 ‘숫명다래나무’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타났다. 몇 년간 달고 있던 이름을 바꾸었다.

        지금 까지 숫명다래나무를 본 일이 없던터라 그저 산에서 자라는 덩굴식물인 다래덩굴의 한 종류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이 나무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냥 길마가지나무로 믿었다.

        그래도 길마가지나무가 하루 아침에 숫명다래나무로 바뀐 까닭이 궁금하여 두 나무를 다시 살펴보았는데, 그 결과는 나를 어리둥절 하게

        만들었다.

        내가 살핀 숫명다래나무는 다래덩굴과는 다른 나무이고 길마가지나무와도 다른

나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길마가지나무와 숫명다래나무 이 두 나무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하여 보니 잎의 모양이나 꽃의 모양 특히 열매의 모양은

        너무도 비슷하여 전문가가 아닌 사람으로서는 구분하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또 어느 것이 길마가지나무이고 숫명다래나무

        인지 구별하는 방법을 뚜렷하게 제시한 자료도 없었다. 나름대로 두 나무의 차이점을 제시하기는 하였는데, 이들 나무를 모르는 상태

        에서는 별다른 도움을 받을수 없었다. 어떤 분은 현재는 길마가지나무와 숫명다래나무를 같은 나무로 보는 추세라고 하였지만 그래도

        다른 점이 있어 두 나무를 구별해 놓았으리라 믿고 더 생각하게 되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은 자연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그 환경에 적응하여 생장한다.

        이렇게 본다면 길마가지나무나 숫명다래나무들도 생장하는 환경에 따라 모두가 조금씩 또는 많이 그 모습이 다르게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나무를 살펴야 한다. 지역적으로 자라는 모습이 다르다는 이야기, 꽃의 모양이 어떠하다는 이야기, 잎의 모양과 크기,

        열매의 모양, 꽃이 피는 시기, 나무의 모양, 식물체에 있는 털의 유무와 색깔 등을 가지고 길마가지나무와 숫명다래나무가 이렇다 하고

        정의하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길마가지나무와 숫명다래나무가 있고 또 두 나무가 분명 다른 종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들을 구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지금 까지 제시된 

내용들을 종합하여 나름대로의 정리하여 보았다. 

        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길마가지나무>
         ●  어린가지에 억센 털이 있다.
         ●  겨울눈은 난형이고 털이 없다.
         ●  잎은 마주나고 톱니가 없다.
         ●  잎 양면 가운데 맥과 잎 가장자리에 털이 있으며  잎 뒷면 맥이 튀어나왔다.
         ●  잎자루에 억센 털이 있다.
         ●  꽃은 1개의 꽃자루에 2개가 나란히 달리고 황백색 꽃이 잎과 같이 3-4월에 핀다.
         ●  꽃자루는 3-12mm로 잎자루의 길이와 거의 같다.
         ●  열매는 장과로 2개가 거의 합쳐지고 5월에 붉게 익는다.

 

 

 

    <숫명다래나무>
         ●  어린 가지는 붉은색이 돌며 털이 없다.
         ●  잎은 마주나고 톱니가 없다.
         ●  잎 표면에 털이 없고 뒷면 가운데 맥에 털과 연모(緣毛)가 있다.
         ●  잎자루는 길이 2-3(4)mm로 잔털이 있다.
         ●  꽃은 새 가지의 기부(시작 부분)에 달리며 1개의 꽃자루에 2개의 꽃이 나란히 달리고 황백색 꽃이 5월에 핀다.
         ●  꽃자루는 길이 8-13mm로 털이 없고 잎자루 보다 훨씬 길다.
         ●  열매는 장과로 2개가 반 이상 합쳐지며 가을에 붉게 익는다.

 

 

 

 

 

 

 

         그러나 이 공통점에 꼭 맞는 조건을 갖춘 나무를 찾을수 없다는데 더 큰 어려움이 있었다.         까닭은 같은 종의 나무라도 자라는 환경에 따라 변이가 심하여 꼭 이렇다 할 특징을 가지고는 실제와 일치되는 내용을 찾을수 없었다.         같은 길마가지나무라도 생장에 유리한 환경에서 자라는 것은 환경이 좋지 않는 곳에서 자라는 나무 보다 모든 면에서 더 잘 자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마가지나무와 숫명다래나무에 대한 최소한의 구별되는 내용은 알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두 나무가 구별되는 점을 정리하고         지금 까지 본 나무들이 어떤 나무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다.
        이 장은 나무를 익힌다는 생각으로 살펴보기 바라며 오늘 이 시점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닌 앞으로 계속되는 탐구의 장으로 자료를         소개하기로 하였다.

 

 

        자료는 대구수목원에서 자라는 나무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지역별로 향일암 산기슭, 금오도 비렁길 그리고 울진군 소광리에서 자라는

        나무들을 소개하기로 한다.

 

             <수목원에서 자라는 나무>

 

        제시한 자료들을 살펴서 길마기지나무인가 숫명다래나무인가 생각해 보기 바란다.

 

 

 

 

       <자료 1>  2016년 2월에 본 나무의 모습 - 작년에 자란 가지에 부드러운 털이 보이고 잎 보다 꽃이 먼저 피며 어린 꽃망울과 함께

                 포도 보인다.

 

 

 

       <자료 2>  잎 보다 꽃이 먼저 핀것으로 보이나 생장은 깉이 했다. 가지는 작년에 자란 어린 가지로 색깔은 연한 회갈색. 곤충에 의한

                 수분으로 벌들이 큰 역할을 한다.

 

 

            가지에 억센 털이 없다 - 숫명다래나무?

            잎과 같이 꽃도 생장을 시작하였다 - 길마가지나무?


       <자료 3>  올해 자란 어린 가지 - 색이 붉고 잎자루에 긴 털이 보인다. 어린 가지에는 털이 없고, 잎자루에 털이 보인다. 잎 모양으로 보아

                 뒷면 가운데 맥이 튀어나온것 같다. 잎에 톱니가 없고 광택이 있다.

 

 

            줄기가 붉고 새 가지에 털이 없다 - 숫명다래나무?

            잎자루에 억센 털이 있고 잎 뒷면 맥이 튀어 나왔다 - 길마가지나무?


       <자료 4>  뒷면 모습 - 잎맥이 튀어 나오고 털이 없으며 가운데 잎맥 주변에 흰색의 털이 있다. 잎자루와 잎가장자리에 긴 털이 보인다.

 

 

 

            잎 가장자리에 긴 털이 듬성듬성 보인다 - 길마가지나무?

 

       <자료 5>  꽃가루받이를 마치고 어린 열매를 달고 있는것, 아직 꽃이 피지 않은것 등 꽃이 피는 시기가 오래 계속된다.

 

 

 

       <자료 6>  붉은 색을 띤 꽃자루의 길이가 20mm 정도로 잎자루 길이보다 훨씬 길고 포도 보인다.

 

 

            꽃자루의 길이가 길고 새로 자란 가지가 붉은색이다 - 숫명다래나무?


       <자료 7>  포의 모양은 선형이고 많은 털이 있다. 열매자루와 포 모두 색이 붉고 흰색의 털도 보인다.

 

 

 

       <자료 8>  올해 자란 가지와 열매자루가 붉다. 열매자루의 길이는 일정하지 않고, 새로 자란 가지의 기부에 달려 있다.

 

 

 

            열매자루의 길이가 10mm 이상 20mm 이상인 것도 보인다 - 숫명다래나무?

            새로 자란 줄기가 붉은색이다 - 숫명다래나무?

 

 

       <자료 9>  2017년 12월 19일 가지에 꽃눈과 잎눈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습. 지금 부터 생장이 시작되면 내년 2월 경에는 꽃과 잎이

                 필 것으로 보인다.

 

 

 

       <자료 10>  나무에 달린 열매 - 반 이상 붙어 있고 열매자루와 잎자루의 길이는 비슷하다. 꽃은 많이 피었는데 꽃샘추위 탓으로 열매는 많이

                 달리지 않았다. 열매가 익은 시기는 5월15일 - 5월 30일 경이다.

 

 

            열매가 5월에 익었으니 길마가지나무인가?

 

 

             <2017년 3월 25일 여수 향일암 산기슭에서 본 나무>

 

       <자료 11>  잎은 이제 피기 시작하고 꽃은 수분을 마치고 열매가 열린 것도 보인다. 어린 가지는 볼 수 없고 꽃자루와 열매자루의 길이는

                  10mm 정도된다. 꽃은 흰색이다.  

 

 

            사진으로 많이 소개되는 숫명다래나무의 모습을 많이 닮았다.


       <자료 12>  <자료 11>을 크게 확대한 모습 - 꽃자루가 아주 길고 부드러운 털이 있으며 색깔은 붉은색이다. 새로운 가지가 생기는 기부에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린다. 아직 잎은 많이 자라지 않았는데 꽃은 수분을 마치고 어린 열매를 달고 있는 것도 있다. 작년에 자란

                 가지는 회갈색이고 흰색의 부드러운 털이 있다.

 

 

            작년에 자란 가지에 털이 있다 - 길마가지나무? 숫명다래나무의 줄기에도 부드러운 털이 있는 경우도 있다 - 그렇다면 숫명다래나무?

            새 가지는 아직 생기지 않았는데 꽃자루의 길이는 10mm 이상이다 - 숫명다래나무?

 

             <2015년 9월 30일 울진군 소광리에서 본 나무>

 

       <자료 13>  이  자료는 2015년 9월 30일 울진군 소광리에서 본 것으로 열매가 가을에 익었다.

 

 

            열매자루와 잎자루의 길이가 비슷하다 - 길마가지나무?

            잎 뒷면에 잎맥이 튀어나왔다 - 길마가지나무?

            열매가 가을에 익었다면 - 숫명다래나무?

 

 

             <2017년 5월 7일 금오도 비렁길에서 본 나무>

 

       <자료 14>  2017년 5월 7일 여수 금오도 비렁길에서 본 열매 -  5월에 익은 열매다. 줄기는 붉고 잎 뒷면 맥과 잎 둘레에 털이

                  많다. 잎 앞면에는 털이 없고 앞면에는 털이 있다. 이 나무를 처음에는 청괴불나무로 보았는데 열매를 보고 아님을 알았다.

 

 

            가지가 붉은색이다 - 숫명다래나무로 보면 될 것인가?

            열매는 5월에 익었다 - 숫명다래나무의 열매는 가을에 익고 길마가지나무의 열매는 5월에 익는다. 그렇다면 길마가지나무인가?

            잎 뒷면 잎맥이 튀어나오고 잎맥과 잎가장자리에 털이 있으니 길마가지나무다?

 

 

 


             <특이한 나무로 보여서 소개한 나무>

 

       <자료 15>  잎, 새가지, 작년 가지, 열매자루와 열매, 잎자루 등에 털이 매우 많다. 열매는 두 개가 반 이상 붙어 있다.

 

 

 

 

 

 

            작년에 자란 가지와 올해 자란 새가지에 길고 억센 털이 매우 많다 - 길마가지나무인가?

            열매자루에도 부드러운 털이 있다.

 

 

 

 

 

 

 

 

     ※  감사합니다. 이 장은 계속되는 장입니다. 같이 연구하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