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미골을 다시 찾다.
1. 날 짜 : 2021년 4월 25일
2. 동 행 : 김 박사님
3. 이야기
불미골을 다시 찾았다.
오늘 일정이 있어 바쁘다는 김박사님을 같이 동행하자고 아침 갑자기 연락했다. 너무나 나무를 아끼고 사랑하는 분이라 동행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선뜻 응해주셨다. 나로서는 참으로 반갑고 기쁜 일이었다.
작년 2020년 10월 21일 이 곳 불미골을 살피면서 올해 꽃이 피면 반드시 확인하리라 명심했던 나무가 두 종 있었다. 이를 확인하는 일이 오늘 살핌의 가장 큰 목적이었다. 불미골에는 지금 까지 나무를 많이 심었고 올해도 또 몇 종의 나무를 많이 심었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그리고 나무를 심는것에 못지않게 주민들 또한 나무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어서 이렇게 해마다 나무를 심어도 그 보람이 아름다운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니까 앞에서는 끌고 뒤에서는 밀어주는 현상이 보기에 매우 아름답게 느껴진다.
불미골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는 미국산사나무.
잎에 톱니가 많지않으면서 불완전하게 보이는 어설픈듯한 톱니를 갖고 있으면서 가지에 5-10cm 정도 되는 긴 가시가 있는 나무 미국산사나무가 분명하다.
올해 날씨가 너무 따스해서인지 꽃이 활짝 핀 시기를 놓쳤다. 꽃은 이미 열매를 맺고 있는 시기다. 마지막 남은 몇 송이를 살피고 또 다음에는 열매를 살피겠다고 계획하고 내용을 올린다.
그리고 또 한 종의 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는 얼마전 까지도 우리나라의 표준식물목록에도 등재가 되지 않았던 나무로 무슨 나무인지 예측도 못했던 나무다. 잎 앞면에 털이 없고 매끈하고 광택이 있으며 나뭇잎의 모양은 타원형이고 잎가의 톱니가 잔잔하고 날카로운데 대체 이런 나무가 있을까 생각되었던 나무다. 김박사님의 이야기로는 올해 처음으로 꽃을 피우는 나무라 한다. 앞으로 약 5일 정도면 꽃을 활짝 피울 것이라 하는데 5일 후 보다는 오늘이 더 살피는데 나을지도 모른다는 말씀이다. 불미골에서 쌍룡녹색길에 들어서면 능선으로 이어지는데, 이 길을 1km 정도 걸어가면 혼자서 자라는 알지못했던 나무와 만난다. 이름은 몰라도 그래도 다시 만났고 더구나 꽃을 달고 있으니 얼마나 반가운지 이런 맛으로 살핌을 하고 있는 것이라 해도 과장됨은 아니다. 잎 사이로 내밀고 있는 꽃차례와 잎을 살폈는데 그래도 이름은 생각나지 않는다. 다행히도 꽃차례가 있어서 작년 보다는 살피기가 좋았다. 꽃차례 아래쪽에 1-2매의 잎을 달고 있다. 잎의 모양으로 보아 귀룽나무는 아니다.
오늘따라 바람은 왜 이렇게 부는지 나뭇잎을 가만두지 않는다. 상하좌우로 마구 흔든다. 사진을 찍기가 그리 쉽지 않다. 나도 떨고 나뭇잎도 흔들리고 하지만 그런대로 몇 컷을 담아서 이름을 찾는 과제를 안고 산을 내려왔다.
처음 예상은 한라산에서 자라는 섬개벚나무라 생각하였다. 꽃차례 모습은 비슷한데 섬개벚나무는 꽃차례 아래에 잎이 없단다. 그러면 섬개벚나무는 아님이 분명하다. 또 한 나무 귀룽나무는 꽃차례는 비슷한데 잎의 모양이 많이 다르다. 그 다음으로 찾은 것이 세로티나벚나무다. 세로티나벚나무는 보현산천문대 영내에 심어져 있는 것과 황금동 모 아파트 조경으로 몇 그루 심어져 있는것을 보았다. 참고자료들 중에 새싹이 나오는 모습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세로티나벚나무를 살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자료를 찾았다. 결과는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으로 세로티나벚나무로 일차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세로티나벚나무가 어떤 연유로 이 곳에서 자라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나무가 목재를 얻기 위해 1937년 경에 수입되었다는 설이 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왜 이 곳에 심어져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일설에는 1963년 식물 연구 기관에서 세로티나벚나무의 씨앗을 발아시켜 키우기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학명에도 재배식물이라 하였다. 이 경우는 이해는 간다. 그래도 어떤 연유로 이 나무가 이 곳에서 자라는지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올려져 있는 표본으로 만든 자료가 있어 살펴보니 그 장소가 영양군 청기면 상청리에서 자라는 세로티나벚나무를 표본으로 하였다하니 나 자신 지금 까지 우물안 개구리로 살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뿐이다.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으니 늦은 것이 가장 빠른 일이라는 말을 믿고 알지못한 나무가 세로티나벚나무가 분명한지 밝히는 일만 남았다.
세로티나벚나무는 원산지가 미국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역사는 매우 오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명한 기록은 1963년 씨앗으로 발아시켜 재배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이전 1937년 경에 목재를 얻기 위해 수입하여 귀화하였다는 설도 있다. 혹시 열매를 이용하기 위해 수입하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세로티나벚나무는 중부지방 활엽수 중에서 가장 일찍 싹을 틔우는 귀룽나무와 꽃차례가 아주 비슷하다. 가장 닮은 점은 꽃차례 아래쪽에 잎이 붙어있는 점이다.
또 꽃차례가 세로티나벚나무와 비슷한 나무로 제주도 한라산 해발 500-1200m 정도에서 자라는 섬개벚나무와 개버찌나무를 들 수 있는데 귀룽나무와 세로티나벚나무는 꽃차례 아래쪽에 잎이 1-2장 붙는데 섬개벚나무와 개버찌나무는 꽃차례 아래에 잎이 붙지않는다. 꽃차례 아래쪽에 잎이 붙는 세로티나벚나무와 귀룽나무는 잎의 모양이 다르다.
세로티나벚나무와 귀룽나무의 가장 뚜렷한 차이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세로티나벚나무>
– 꽃의 수술이 꽃잎 보다 길어서 화관 밖으로 길게 나온다.
- 잎 뒷면 주맥 중하단에 보라색 또는 흰색의 털이 많다.
- 열매는 익기전에는 많이 떨어지지 않고 끝 까지 익는다.
- 익은 열매는 잼이나 담금주로 만들어 마신다.
- 세로티나벚나무는 원산지가 미국으로 우리나라에서 자생했던 나무가 아니다보니 관상용으로 공원이나 특정한 곳에 심어진 것을 볼 수 있다.
- 다른 이름은 야생흑앵도, 미국귀룽나무, 검은 체리나무, 흑벚나무 등으로 불린다.
<귀룽나무>
– 꽃의 수술이 꽃잎 보다 짧아서 보기에 화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 열매가 익기전에 많이 떨어지고 마지막에는 몇 알 정도 달려있다.
-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나무로 우리나라의 높은 산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나무다.
<국가표준식물목록의 세로티나벚나무에 대한 내용>
세로티나벚나무
학명 Prunus serotina Ehrh. 1783.
- 장미과 벚나무속에 속하는 낙엽 활엽 큰키나무로 높이 15~30m, 지름 0.6~1.2m로 자란다.
- 수피는 어릴 때는 가로로 좁은 피목이 나 있으며, 오래된 가지는 진한 흑갈색으로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 가지는 가늘고 적갈색이며 쓴 맛과 독특한 냄새가 있다.
- 잎은 어긋나며, 5~13cm의 난형, 타원형으로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
- 잎 앞면은 짙은 녹색이고 약간의 광택이 있다.
- 잎 뒷면은 회백색이고 주맥 중간에서 이래 부분에 걸쳐 흰색의 털이 있다.
- 꽃은 4월경 잎이 반쯤 피었을 때 피는데 유백색의 많은 꽃이 10~15cm의 긴 원뿔모양 꽃차례에 달린다.
- 꽃의 지름은 5~10mm, 귀룽나무의 꽃과 비슷하나 수술이 화관 보다 길다.
- 열매는 핵과, 난형 또는 구형이며, 진한 보라색이거나 거의 까맣게 6월경에 익는다.
- 약간 시큼한 맛이 난다.
-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정원, 공원에 관상수, 조경수로 식재한다.
- 미국 원산이며, 북미와 남미 및 유럽에 널리 보급되어 있다.
참고
https://species.nibr.go.kr/home/mainHome.do? cont_link=009&subMenu=009002&contCd=009002&ktsn=120000081192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 다양성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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