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야기

95. 세로티나벚나무를 알기 까지.

죽림, 대숲, 사라미 2021. 4. 30. 07:55

 

             세로티나벚나무를 알기 까지.

 

1. 날 짜 : 2021년 4월 28일


2. 이야기
  세상을 살다보면 아는것도 보이지 않는 날이 있다.
2020년 10월 21일 대구 성서의 불미골에서 이 세상에서 처음 보는 나무를 안고 씨름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이 나지 않는 나무다. 당시 이 나무는 꽃도 피지 않고 그냥 잎과 줄기만 보여주고 있었던 나무다. 그런데 이 나무를 2021년 4월 25일 다시 살피게 되었다. 그런데 이 나무가 전과는 다르게 꽃차례를 달고 있지않은가! 발견도 큰 발견이다. 바람이 조용해야 하는데 오늘 따라 그렇지 않다. 나도 떨고 나무도 바람에 떨고하니 살피는데 도움이 되지않는다. 꽃차례만 겨우 사진기에 담아서 산을 내려왔다.
지금 까지 여러 번 이렇게 해결할 것을 가지고 집에 돌아온적이 여러 번 있었다.

 

  마음은 무겁고 이름을 알아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생활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모르는 것을 서울에서 김서방 찾듯이 찾는 일이 막막하기만 하다. 길다란 얼음과자처럼 생긴 꽃차례를 가진 나무를 생각해본다. 우선 개벚지나무와 제주도 한라산에서 자라는 섬개벚나무를 떠올렸다. 오늘 본 꽃차례는 원추꽃차례인지 총상꽃차례인지 멍석을 말아놓은 것 같은 꽃차례에 아래쪽에 잎이 한두장 달려있다. 개벚지나무는 꽃차례 아래쪽에 잎이 없다. 2019년 태백산에서 본 개벚지나무는 꽃차례 밑에 잎이 없었다. 또 제주도의 섬개벚나무도 꽃차례 아래에 잎이 없다. 다음으로 찾아낸 나무가 귀룽나무다. 귀룽나무 꽃차례 아래에는 잎이 한 두장 달린다. 그러나 오늘 본 나무와 귀룽나무는 잎의 상태가 다르다. 오늘 나무의 잎은 털이 없고 매끈한데 귀룽나무는 잎표면에 주름이 많고 또 털도 많다. 그러고 보니 다음은 생각이 절벽이다.


  언젠가 이른 봄 보현산 천문대를 찾았을 때 첫봄에 싹을 틔우는 나무를 보았다. 그 때의 새싹이 너무나 신기하여 나무 이름을 알려고 무척 애를 썼지만 나무 이름을 알수 없었다. 그러다가 몇 년이 지나서 당시의 몰랐던 나무를 다시 보게되었다. 이 나무가 수성구 황금동 모 아파트 조경에 사용된 나무와 같은 나무였다. 이렇게 하여 알게된 나무가 세로티나벚나무다. 오늘 마지막으로 생각하여 찾은 나무가 세로티나벚나무다. 그런데 전에는 꽃을 달지않았고 또 줄기를 그렇게 뚜렷하게 알지못하였기에 산에서 본 나무를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다. 이렇게 때로는 쉽게 갈 길을 멀리 돌아서 가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세로티나벚나무는 1937년경 질이 좋은 목재를 얻기 위해 수입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나무의 특징은 수술이 꽃잎 보다 길어서 화관 밖으로 쑥 올라온다. 그리고 잎은 매끈하고 털이 없으며 잔잔한 톱니가 있다. 또 잎 뒷면의 주맥 가운데에서 아래 까지 흰색이나 갈색털이 있다. 열매는 검붉은 색으로 익으며 잼이나 담금주를 만들어 이용한다.

그리고 이름이 야생흑앵도, 미국귀룽나무, 검은체리나무, 흑벚나무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이런 정도의 정보를 갖고는 이 나무가 세로티나벚나무라 단정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로티나벚나무가 있는 두 곳 수성구의 모 아파트와 성서의 호산동 주변 산을 다시 확인하였다. 수성구의 모 아파트에서 자라는 나무는 꽃도 피었고 열매도 열리는 것을 확인하였기 때문에 이 나무와 같으면 세로티나벚나무가 분명한 것이다. 호산동 주변은 2년 전에 나무는 보고 이름을 모르는 상태였다.

 

  4월 27일 아침 호산동 주변을 살폈다. 그런데 어린 나무와 조금 자란 나무들이 여러 그루가 자라고 있지않은가? 분명 전 날 와룡산에서 본 나무와 모두 같은 나무들이다. 호산동 주변의 나무들 중 한 그루가 올해 꽃을 피우고 있다. 그 모양이 전 날에 본 것과 모양이 같았다. 이제 세로티나벚나무로 인정한 황금동 모 아파트의 나무만 확인하면 생각은 끝을 맺는다.

 

  4월 28일 황금동 모 아파트를 찾았다. 그 결과 나무의 잎과 꽃차례가 같은 것임을 확인하였다. 그렇게 궁금했던 한 종의 나무를 알게 되었다.
사실 이 나무는 최근 까지도 우리나라 표준식물목록에도 등재되지 않은 나무였음을 알게되었다. 그러니 백과사전이나 식물도감에도 없었던 나무였다. 지금 우리나라의 표준식물목록에 등재는 되어있는데 참고 사항은 재배하는 식물이라 하였다. 다른 자료에는 아직 둥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니 누구의 잘 잘못을 이야기 하기전에 모두가 식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보전하는 일에 힘을 모으자는 말로 글을 맺는다.
다시 생각해도 이런게 바보들의 행진이다.

 

<4월 27일 호산동 나무들>

 

 

 

<4월 28일 황금동 나무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