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 짜 : 2012년 9월 23일 일요일
오늘은 내가 늘 다니던 길로 청룡산을 올랐다. 달비목재를 거쳐서 가면 경사가 완만하고 걷기도 좋다.
그래서 나는 평소 이 길을 즐겨 걷는다. 여름에는 능선에서 부터 청룡산 정상 까지 소나무와 떡갈나무, 신갈나무 등 많은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준다.
오늘은 지난 봄에 꽃을 관찰하고 그 열매가 어떻게 되었는가 궁금하여 확인차 산에 올랐다.
그 결과 올괴불나무는 꽃이 필 무렵 날씨가 추워서 가루받이가 잘 되지 않아 열매를 구경하지 못했다. 청괴불나무는 익은 열매를
두 개 밖에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손남 모시듯 사진으로 모셔왔다. 그리고 괴불나무는 아직 열매가 익지 않았다.
작년에는 구경도 못했던 어름덩굴이 주렁주렁 줄기에 달려서 익고 있다. 또 배초향은 제 세상을 만난듯 꽃을 잘 피웠다.
그리고 나도 송이풀은 꽃이 만발하였다. 오늘 다니면서 본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2. 보고 살피고 생각하고
<사진 1> 어쩌다 늦었다. 더운 여름날 꽃을 피우고 지금은 마무리를 해아할 나비나물이 이제 꽃을 피웠다. 달린 잎 모양이 나비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리라. 꽃의 모양은 콩과에 속하는 식물들의 공통된 모양이다.
<사진 2> 청괴불나무의 열매다. 작년에는 열매가 많이 열렸지만 10월 중순에 찾았더니 열매가 모두 시들거나 떨어지고 없었는데,
올해는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했는데 총 두개다. 두 개의 열매가 익으면서 하나로 되었다. 자세히 보면 암술꼭지가 두 개
다. 완전히 두 개가 하나로 합쳐졌다. 이게 자연의 이치인걸 어떡하랴.
<사진 3> 산비탈에 웬 자주색 꽃이 피었는가 하였더니 산비장이다. 주변에 다른 꽃이 없는데 혼자서 피었으니 너무나 선명하다.
자세히 아래위를 살펴야 산비장이임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사진 4> 산비장이 꽃의 아름다움
<사진 5> 산구절초가 꽃을 피웠다. 구절초 보다 잎의 결각이 깊고 잎이 가늘다. 구절초는 잎이 통통한 편이다.
<사진 6> 미역취다. 봄에는 나물로, 가을에는 아름다운 꽃으로 환경을 선사한다. 화려함의 절정이다.
<사진 7> 청룡산 정상에 핀 쑥부장이다. 꽃이 연한 자주색을 띠고 있다. 역시 가을의 꽃다운 꽃이다. 봄, 여름의 긴 나날을 보내고
이제야 꽃으로 자태를 뽐내다니.
<사진 8> 가을꽃 억새다. 화왕산에 많이 자라던 풀이 바로 억새였다. 억새밭에서 바람이 일 때는 은빛의 물결이 출렁이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행사를 하지않고 있다. 화왕산 갈대가 아니라 억새다.
<사진 9> 산에서 많이 자라는 산여뀌 같다. 한 두 줄기로는 아름다움을 자랑 못하지만 여러 포기가 있으니 존재감이 나타난다.
<사진 10> 취나물 중에서 대표격인 참취다. 나물로도 좋고 꽃도 아름답다.
<사진 11> 까실쑥부쟁이도 꽃을 피웠다. 꽃이 산방꽃차례로 피고 잎의 앞뒤면이 거칠다.
<사진 12> 산에서 자라는 산고사리인데 어쩌다 바위 위에서 자라고 있는고? 물과 양분을 얻기 위해 바위면에 온통 뿌리가 퍼져
있다. 산에서 이렇게 열심히 자라는 식물은 보기 힘들거라 생각되었다.
<사진 13> 배초향이 꽃을 활짝 피웠다. 잎과 꽃에서 향이 진하게 퍼진다. 물고기의 비린 냄새를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 조미료다.
추어탕이나 생선요리에 많이 쓰인다.
<사진 14> 배초향의 다른 모습이다. 사는 환경에 따라 다르게 보이지만 근본은 같은 것.
<사진 15> 노랑물봉선과 물봉선이 작은 골짜기를 덮을 만큼 피어 있다. 그런데도 사진을 찍어보면 어쩐지 힘이든다.
<사진 16> 색깔이 붉은 것은 붉은물봉선이라 하지않고 그냥 물봉선이라 한다. 이상한 일이다. 흰물봉선도 있다.
<사진 17> 괴불나무의 열매는 아직 익지않았다. 아마 잎이 다 떨어지는 11월 경에나 모두 익을런지?
괴불나무의 열매는 다 익어도 낱개로 가지에 붙어 있다. 열매가 합쳐지지 않는다. 청괴불, 홍괴불, 왕괴불나무의 열매는
두 개가 하나로 합쳐진다.
<사진 18> 괴불나무의 열매가 햇볕에 잘 익어가고 있다.
<사진 19> 어름덩굴이다. 올해는 열매를 많이 달고 있다. 어떤 것은 익어서 열매가 터진 것 같다. 새가 먹었는지 알 수 없다.
사람도 이 열매를 먹는다. 열매는 그냥 '어름'이라 부른다. 오늘은 높아서 따질 못했다. 달린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혐이다.
<사진 20> 오늘 기대가 빗나가는 순간이다. 꽃향유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어야 하는데 이 정도다. 아직 열흘 정도는 지나야 꽃이
보기 좋게 필 것 같다. 이름하여 꽃향유.
<사진 21> 가야산 정상에서 송이풀, 한라송이풀, 흰송이풀이 꽃을 피운 것을 보았는데 여기서는 나도송이풀이다.
잎과 꽃의 모양이 송이풀을 비슷하게 닮았다. 한창 꽃을 피웠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이 풀이 광합성작용을 스스로
할 수 있는데 반기생식물 노릇을 한다니 풀도 놀고 먹는걸 좋아하는지?
<사진 22> 나도송이풀의 꽃
<사진 23> 건드리면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마편초과에 속하는 누린내풀이다. 해인사 가는 길의 청량사 앞 길에서 만난 녀석을
여기서 확인하였다. 가까운 곳에도 자료는 자라고 있다. 다만 살핌이 부족하고 몰라서 이제야 확인하는걸.
<사진 24> 누린내풀 꽃은 볼수록 신기하다. 어떻게 이러한 생김새를 하고 있을까? 여러해살이 풀로 내년에도 이 곳에서 볼 수
있겠지?
<사진 25> 우리 나라 원산의 꽃개회나무다. 북한산에서 미국의 어느 사람이 털개회나무의 씨앗을 가져가 개량하여 미스킴라일락
으로 이름을 붙이고 판매하였다고 하는데 우리도 이제는 이런 방면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할 때다. 내 것을 다시 비싼
값을 주고 사들이는 어리석음을 이제는 없애야하지 않겠는가?
<사진 26> 농부에게 사랑 받지 못하는 바랭이다. 이 풀을 화단이나 화분에 옮겨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잘 살지 못한다.
야생에서 자라는 식물은 그대로 두면 더 잘 자란다. 이상한 일이다.
※ 감사합니다. 생각나는 대로 보이는 대로 소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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