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찾아

193. 다시 찾은 신광면 우각리의 나무들..

죽림, 대숲, 사라미 2015. 6. 18. 21:28

 

        다시 찾은 신광면 우각리 나무들.

 

   1. 날 짜 : 2015년 6월 15

   2. 동 행 : 가족탐방

   3. 이야기

        겨울에 잎이 떨어진 나무의 이름을 알자면 작은 단서를 바탕으로 유추해서 찾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항상 장님 코끼리 구경하듯

      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내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어버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 사물을 관찰하면서 사실을 사실대로

      알기란 그리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일부분을 보고 전체를 예측하는 일은 참으로 위험하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도 많이 있다. 그렇게 하여

      부분에서 전체를 옳게 유추하였다면 그 이상의 즐거움은 없겠지만 항상 아닐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

 

        포항시 북구 신광면 우각리에 있는 오의정의 향나무와 주변의 나무들을 찾아서 두 번 걸음을 하였다.

      모두가 잎이 떨어진 겨울이라 밭둑에 늘어선 어린나무의 가시 모양을 보고 꾸지뽕나무로 본 일은 아주 잘 한 일이었다. 그리고 나무를

      휘감고 올라간 등나무의 덩치가 천연기념물 정도라고 하였는데, 그 등나무가 지금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고 있다.

 

      문제는 다음이다. 작은 줄기에 돋은 가시를 보고 꾸지뽕나무로 판단하였던 나무가 주엽나무인 사실을 오늘에야 알게되었다. 이 지방에서

      주엽나무가 가슴 높이의 지름이 100cm 를 넘는 것은 보기 힘든 일이다. 이 또한 천연기념물로 올라도 큰 무리는 없을것 같다.

      우각리 이동원 씨댁 마당을 들어서면 볼 수 있는 나무들인데 담에 기대어 역시 크게 자란 나무가 있으니 회화나무다.

      주엽나무와 회화나무를 오늘 확인하게 되었다.

 

      지금은 집을 돌봐주는 할머니 한 분이 계신다. 이 집 주인은 5대째 고택을 지켜오는 손으로 이 집을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는 대구에서

      거주한다고 한다. 이어서 덧붙여주는 이야기가 재미 있다.

      회화나무는 여인들의 나무라고 한다. 여름에 여인들이 이 나무 그늘에서 쉬면 아주 좋다고 하면서 여인들의 나무라고 하였다.

      지금 까지 알려진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일리가 있는 이야기인것 같다. 회화나무를 마을 어귀나 마을 가운데 또는 향교나 서댱

      근처에 심으면 큰 인물이 태어난다고 하여 조상들이 많이 심었던 나무다. 그런데 이 집을 돌보는 할며니분은 여인들이 이 나무그늘에서

      쉬면서 이 나무의 기운을 받으면 좋으므로 여자들의 나무란다.

      그리고 가시가 있는 나무는 가지를 잘라서 약으로 쓰는 약나무이고 이름은 조각자나무라 하였다. 그런데 이 나무는 아주 높이 자라서

      밑에서는 잎의 모양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특히 등나무가 휘감고 올라가 나무 아래서는 이 나무의 잎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할머니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나무 아래를 살피니 나무 밑등의 줄기에서 돋아난 어린 줄기의 가시를 보고 주엽나무라 판단했다.

      가시의 모양이 둥글지 아니하고 납작한 면이 있는 주엽나무다. 한방에서는 주엽나무나 조각자나무의 열매를 구별없이 모두 같은 이름

      으로 약재로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니 할머니는 가시돋친 주엽나무를 약나무라 하였던 것이다. 나무 아래에는 열매 같은 것은 구경할

      수 없었다. 열매가 열리지 않는 것인지 약용으로 한다고 주워갔는지 알 수는 없지만 어쨌던 나무를 구별하는데 중요한 또 하나의 단서는

      찾을 수 없었다.

 

       오늘의 이야기는 작은 단서가 큰 도움을 줄 때도 있지만 가상의 사실을 만들수도 있음을 알자는 이야기다.

      우각리에는 크게 자란 꾸지뽕나무가 있었는데, 2년 전에 약용으로 나무를 베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꾸지뽕나무의 2세들은 밭둑에서

      자라고 있고, 크게 자란 주엽나무와 회화나무가 우뚝 버티고 서 있어 우각리의 자랑거리로 거듭 나고 있다.

    <자료 1>  2015년 1월 28일에 보았던 가슴 높이의 지름이 100cm 정도 였던 나무로 당시 꾸지뽕나무로 보았던 나무다.

 

 

 

    <자료 2>  당시 왼쪽은 등나무 덩굴이고 오른 쪽 나무는 꾸지뽕나무로 보았는데, 오늘 확인 결과 이 나무는 주엽나무였다.

 

 

 

    <자료 3>  오늘 확인 결과 오른 쪽 나무는 꾸지뽕나무가 아닌 주엽나무 였다.

 

 

 

    <자료 4>  나무의 줄기에서 돋아난 어린 가지에서 돋은 잎이다. 짝수깃꼴겹잎으로 작은 잎이 6-12쌍이다.

 

 

 

    <자료 5>  주엽나무의 줄기와 잎.

 

 

 

    <자료 6>  1월에 보았던 등나무 줄기.

 

 

 

    <자료 7>  오늘 보았던 등나무 줄기와 새로 자란 잎.

 

 

 

    <자료 8>  밭둑에서 자라고 있는 꾸지뽕나무의 2세들.

 

 

 

    <자료 9>  고택의 담 곁에서 자라고 있는 회화나무다. 수형이 아름답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