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고산정(孤山亭)을 찾다.
1. 날 짜 : 2018년 12월 13일
2. 동 행 : 가족탐방
3. 이야기
오늘은 ‘석포’로 가는 길이다. 가까운 ‘석보’를 두고 먼 봉화 석포로. 그것도 좋은 길도 아닌 눈이 얼어붙은 빙판길을 아슬아슬하게 간다.
하여튼 좋은 경험이긴 하지만 그래도 석연치는 않다. 한 번 믿으면 결정해버리는 그리고는 다시 생각해보는 자세가 이젠 몸에서 떠나고
있는 것 같다. 맏이가 먼 석포 까지 가서 일을 한다기에 너무 먼 곳이라 환경을 살펴본다고 나선 것이 오늘석포로 가게 된 동기다.
머리에서는 석포가 너무 먼 거리라는 생각만 드는데 어찌 다시 생각해 볼 빈 틈이 있을까? 그래서 봉화로 가는 길만 생각하게 되었다.
가는 길을 살펴보니 안동 퇴계서원이 있는 곳을 지나 드라마 ‘그 해 여름’을 촬영한 고산정을 들러서 탱자나무와 강나루 그리고 주막터를
살펴보고 가는 길이 아주 적당하다 싶어서 그 길로 가기로 하였다.
사전에 그 곳으로 출발한다고 연락을 하니 오후 2시 정도면 좋겠다고 하길래 마침 시간도 메울겸 이 곳 고산정을 보기로 하였다. 지금은
겨울이라 주변의 모든 것들이 가리지도 못하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며칠 전에 내린 눈이 아직도 녹지 않아서 고산정 까지 가는
길은 온통 빙판길이다. 조심조심 차와 함께 고산정 앞 까지 갔다. 춘삼월 꽃 필 때면 만물이 생동하여 지금 보다 더욱 아름답게 보이겠지만
지금은 화장을 하지 않은 그대로다. 사철 푸른 소나무와 회양목이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다. 드라마를 촬영했던 나루와 주막터 그리고 강
건너 고산정은 그대로인데, 사람의 감정이 메말라버렸는지 풍족한 감정은 아니다. 고산정과 주변의 모습들을 돌아보고 드라마에서 보인
나루와 주막이 있었던 곳에서 다시 고산정을 감상하였다. 봄이 오면 주위의 만물들이 고산정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리라 생각하고 봉화
석포로 출발한다. 그래도 믿은 것을 신봉해 버리니 다시 검토해볼 생각을 않는다. 마음 한구석에는 요즘 젊은이들은 공간적인 개념이 부족
한 것이라 생각하면서 봉화 가운데에 있는 석포를 영양에 있다고 하니 참으로 딱하다는 생각만 하였다. 영양의 '석보'를 '석포'로 잘못 듣고
석포는 봉화에 있으니 봉화로 가는 길이다. 그 때 전화가 왔다. 어디 까지 왔느냐는 전화다.
지금 석포를 가기 위해 봉화군 경계를 넘고 있다하니 봉화 '석포'가 아니라 영양의 ‘석보’란다. 덕분에 고산정은 구경 했지만. 다시 영양으로
가야할 입장이다. 여기서 영양으로 가려면 일월산길을 넘어야 한다. 길은 있는데 누가 뭐가 답답해서 이 산 고개길 까지 눈을 치웠겠는가
싶은 생각만 든다. 말이 도로지 지금은 눈이 얼어붙은 빙판길이다. 이런 길을 용감하게 넘는다. 차를 모시면서 고개를 넘는다. 도로 옆에는
나뭇기지에 얼어붙은 눈이 그대로 있다. 말 그대로 눈꽃이고 얼음꽃이라서 보기에는 참으로 아름답다. 좀처럼 보기 드문 현상이니 아름다울
수밖에. 석포 때문에 여러 가지를 감상하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생각하니 싫은 일은 아니다. 오늘따라 이 고개가 얼마나 길고 먼지 모른다.
눈이 얼어붙은 길이라 더욱 멀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산촌이라 식당도 보이지 않고 사람도 구경하지 못하는 말 그대로 인적이 드문 산촌길
이다. 오후 2시를 넘겨서 석보면에 있는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교문을 들어서는데 잘 키운 섬잣나무 두 그루가 그래도 우릴 반겨준다.
이 학교는 소나무를 많이 심었다. 다른 학교 보다는 특색있게 나무를 심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을 모르고 지냈는데 면소재지인 석보에는
길이고 마당이고 운동장이고 모두 내린 눈으로 얼음으로 치장하고 있다. 미끄러운 길이다.
아침 우리 나라의 일부 지방에는 눈이 올 것이란 예보가 있긴하였지만 설마 이 곳에 다시 눈이 오겠는가 하고 생각하고 나섰는데 이 곳에도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겨울철 산골이니 당연히 눈이 올 것이란 생각을 해야 했었는데 무식이 용감하다 했던가?
눈이 오고 비가와도 갈 곳은 가서 봐야 한다. 모처럼 이 곳에 왔으니 무엇인가 보여준다고 분주한데 눈 오는날 마음만 한창인 부모에게 무슨
일이 알맞을까? 석보 주변에 남이포와 선바위 그리고 서석정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서석정은 2016년 여름에 온 일이 있긴하지만 그래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가기로 하였다. 선바위는 입암(立巖)이다. 주변을 관광자원화 하고 있는 지역이라 작은 공원도 있고 종합적인 공간
으로 꾸몄다. 산천이 수려하고 아름다운데 무엇인들 어울리지 않으랴. 이제 눈은 함박눈으로 바뀌어 제법 내리기 시작한다.
선바위가 명물은 명물이었다. 눈을 맞으면서도 찾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니. 다만 서석정은 아직도 복원중이다. 언제 쯤 마무리될지 마냥
기다려지기만 한다. 처음 이 곳을 찾았을 때 고치던 주일재(主一齋)는 그런대로 공사를 마쳤는데 뒤쪽에 있는 건물을 다시 복원하고 있다.
오늘은 정문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뒷문으로 들어가서 서석정 안을 살폈다. 날이 갈수록 있던 건물들은 자꾸 낡아만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석정 주변 마을은 동래(東萊)정씨(鄭氏)들이 많이 사는 동래정씨 집성촌이다. 마을은 옛 기와집들이 많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있지만
비어 잇는 집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옛과의 사이의 공간을 좁혀야 하는데 정말 어려운 일이라 생각된다. 현재도 만족하고 과거도
만족할 수 잇는 그런 묘안이 있을까? 이런 묘안은 본인이 좋아서 미쳐야 하는데 물리적인 힘으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마음이 좋아서 택해야 하는데 현대를 살아가는 마음들이 그렇게 될까? 이 것은 꿈이다. 그래도 지금 까지 돌아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고산정, 남이포와 선바위, 서석지의 순서로 이야기를 펼칠까 한다.
서석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전에 소개했던 내용으로 대신하고.
http://blog.daum.net/jjukjangi2 /견문은 넓게/60. 상서로운 돌 그리고 연못 영양서석지.
<사진 1> 고산정(孤山亭)
고산정은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에 있는 정자로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74호로 지정되어 있다.
정유재란(丁酉再亂) 때 안동에서 활약한 성성재(惺惺齎) 금란수(琴蘭秀, 1530-1604)의 정자다. 그의 행장(行狀)에 따르면
35세 되던 조선 명종(明宗) 19년(1564)에 정자를 지어 일동정사(日東精舍)라 부르며 늘 경전을 가까이 하며 지냈다고 한다.
건립 당시의 사정과 주위의 경치는 일동록(日東錄)에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여기에 따르면 퇴계(退溪) 이황(李滉)도 여러 번 문인들과 함께 와서 머물다 갔다고 한다.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이며 3m
가량의 자연석 축대를 쌓아 대지를 조성한 다음 기단을 놓고 기둥을 세웠다. 주위의 아름다운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조선시대 정자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안내문에서)
이 사진은 강 건너에서 본 본습.
<사진 2> 강을 건너기 위해 나룻배를 타는 나루와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막이 있던 자리도 보인다.
<사진 3> 고산정 옆으로 잣나무와 탱자나무가 보인다.
<사진 4> 잣나무와 문화재 표시석 및 회양목 그리고 탱자나무가 보인다.
<사진 5> 고산정 들어가는 길손을 맞이하는 느티나무.
<사진 6> 고산정에서 자라고 있는 회양목 두 그루와 잘 자란 소나무 한 그루의 모습이 새롭다.
<사진 7> 장수황씨 종택에 있는 나무 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꾸준히 역사를 지켜본 탱자나무다. 잎, 꽃, 열매가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걸!
<사진 8> 가까이서 본 탱자나무 모습.
<사진 9> 나룻배가 다니던 강물은 꽁꽁 얼었다. 지금이라면 썰매를 타고 건너면 더욱 운취가 있을법도 하다.
<사진 10> 고산정. 기둥은 원주.
<사진 11> 옆에서 본 고산정 모습. 삼면이 난간으로 되어 있다.
<사진 12> 서쪽편에서 본 모습.
<사진 13> 서쪽은 암벽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노간주나무들도 푸르다.
<사진 14> 시원한 강바람을 쐬기 좋은 곳이다.
<사진 15> 강을 건너던 나루가 보인다. 당시에도 이렇게 나룻배를 탔을까?.
<사진 16> 고산정 옆에 있는 '선비 순례길' 5코스 안내도.
<사진 17> 배우 이병헌과 김태리가 출연했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다. 강나루와 주막터 그리고 고산정 등을 다시 보면서.
<사진 18> 고산정 건너편 이쪽에도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 경치가 아름답다.
<사진 19> 이 지점이 군경계선이다. 앞에 보이는 것은 쳥량산국립공원으로 보인다. 이상하게 물이 얼지않고 흐른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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