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야기

117. 나무 이름을 찾다.

죽림, 대숲, 사라미 2023. 5. 21. 19:44

 

<나무 이름을 찾다>

 

1. 날짜 : 2023년 5월 21일

2. 이야기

  세상에 이름이 없는 나무도 있을까?  
이름을 모르는 나무는 있어도 이름 없는 나무는 없을 것으로 안다. 
자연속에서 자라는 나무는 그 모습이 항상 같지않다. 자연과 주변의 여건에 따라서 수시로 그 모습이 변한다. 백과사전에 제시된것처럼 공식적인 모습은 이 세상에 존재할수가 없다. 
까닭은 항상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 생장하기 때문이다.

2023년 들어서서 이런 나무들이 몇 그루씩 보인다. 줄기나 잎의 모습이 얼마나 변했는지 도저히 그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가 있다. 이런 나무들이 두류도서관 정원에 몇 그루 자라고 있다.
이 나무들을 그냥 둘 수가 없어 그 이름을 찾아주고 있다. 처음 이들 나무를 보았을 때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어느 정도 모습이나 일부분의 특징이 비슷하여 그 나무가 아니겠는가로 끝을 맺으면 좋은데 성깔이 그러하지 못하니 탈이다. 만약에 그런 나무가 있다면 끝 까지 추적하여 결론을 지어야 한다. 아래 나무들 역시 그러했다. 지금 까지 이 나무들의 모습을 살폈는데, 내용들을 올려보고자 한다. 

가래나무
갸래나무는 이렇게 굵고 크게 자란 것을 주변에서 보지못했다. 작은 잎은 잎줄기에 직각으로 붙어있는데 이 나무가 대구두류도서관 정원에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분명 심은 나무인데 그 나무가 이렇게 잘 자랐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했고 지금 까지 이 나무를 강원도 설악산 주변산이나 깊은 산속 개울가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이 나무를 2년 동안 계속 살폈다. 그런데 열매는 보이지 않는다. 분명 가래나무는 암수한그루로 호두나무처럼 열매를 맺는다. 다만 가래나무는 호두나무 보다 더 많은 열매가 암술대에 달린다. 호두나무는 하나의 암술대에 한 두개가 달리지만, 가래나무는 이보다 많은 열매를 맺는다. 그러나, 열매의 크기는 호두나무 보다 작다. 
이 나무가 가래나무 같다는 짐작만 하고 살폈는데, 지난 봄에 가래나무처럼 늘어진 꼬리꽃차례로 꽃이 피지않는가? 분명한 것은 열매 까지도 확인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필요하므로 대구지방에도 가래나무가 자라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2023년 5월 23일 이 나무에 달린 가래나무의 열매를 확인하였음. 그래서 이 나무는 가래나무가 확실함)

 

 

 

이 나무도 우리 지방에서 자생하는 나무는 아니다. 남부지방의 해안을 중심으로 많이 자라는 나무다. 금오도 비렁길을 걸으면서 꽃이 활짝 피어 화원 같이 보였던 돈나무다. 그런데 자생지에서도 이렇게 잘 자란 나무를 보기 힘든다. 그러니 대구지방에서 이렇게 잘 자란 돈나무를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니, 나무의 이름을 쉽게 알 까닭이 없다. 
더군다나 자생지도 아닌 곳에서 어떻게 이렇게 잘 자란 나무를 볼 수 있을까? 아예 돈나무가 이 곳에 있을거라고는 생각을 못한다. 그러나 제 본성은 감출수 없는 것 어딘가 모르게 돈나무의 특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 나무의 꽃은 처음에는 흰색으로 피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노란색으로 변한다. 자생지가 아닌 난대림지대의 나무가 이 곳 멀리 두류도서관 뜰에서 자라서 흰색의 꽃을 피우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색깔이 노란색으로 변한다. 이 꽃의 모양과 잎을 보고 돈나무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궁금했던 나무 두 종을 알았다. 나머지 두 종을 알면 아주좋겠는데 또한 그리 쉽지 않다. 

무심코 지나치는 것이 좋은 경우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크나큰 과오를 범하는 경우도 있다. 대구수목원에 꽃개오동나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으면서 줄기가 세로로 벗겨지는 나무가 있다. 늘 궁금하기는 했지만 더 깊이 관심을 두지않았다. 
오동나무나 참오동나무가 아니고 꽃개오동이라 했는데 그 줄기의 모습이 두류도서관 정원에 있는 나무와 닮았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2021년 가을 두류도서관 주변의 나무들을 살피다가 키가 훤출하면서 잘 자란 나무를 보았다. 이 나무가 궁금하여 열심히 살폈는데, 잎자루가 길고 잎몸의 모양이 양버들을 닮아서 이태리포플러로 판단하였다. 이렇게 잎이 넓고 잎자루가 긴 잎의 모양을 보고 이태리포플러로 보았으니 늘 그 나무 곁을 지나면서도 두류공원에 대단히 많은 종의 나무를 심었다고 생각하며 지났다. 그런데 2023년 봄 이태리포플러가 어떻게 변했는가 살피기 위해 찾았을 때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태리포풀러 같았으면 겨울눈이 터져서 싹이 나야할건데 하늘을 가득 덮은 꽃밭이다. 흰색으로 핀 꽃인데 통이 좁은 오동나무꽃이다. 통이 좁은 오동나무의 꽃이 그렇게 많이 복스럽게 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이 모습을 보지않았다면 계속 이태리포플러로 알고 있었을것이 아닌가?
이 나무의 줄기 모습이 대구수목원에서 본 꽃개오동나무의 줄기와 흡사하였다. 다만 꽃이 피는 시기는 차이가 있지만, 일단 꽃개오동이라 보고 계속 나무를 살펴보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남은 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나무의 잎과 꽃이 생기는 모습을 보고 짐작으로 옻나무들의 한 종류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면서 살피고 있다. 

 

 

 

  오늘 이야기한 나무 네 종은 모두 나무가 잘 자라서 무슨 나무인가를 쉽게 알 수 없었던 것 같다.

나무야 크든 작던 간에 고유한 특징을 지니게 되는데 이 특징들이 자라는 동안 주변환경의 영향을 받아 달라진 것이다.

지금 까지 판별한 내용은 앞으로도 변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끝까지 살핌을 계속하리라 다짐한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