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서

622. 역시 흘림골이다.

죽림, 대숲, 사라미 2023. 10. 16. 10:04

   <역시 흘림골이다>

 

1. 날짜 : 2023년 10월 15일

2. 동행 : 맏이와 함께

3. 이야기

 

   설악산 흘림골은 역시 유명세를 타는 이름값을 하는 골짜기다. 흔히들 설악산에서 단풍 하면 말히기 쉬워 ‘흘림골 단풍’ 하는데 단풍 못지않게 산세의 아름다움 또한 뛰어난 곳이다.
지난 2015년 흘림골 사고로 탐방로를 폐쇠하여 대신 만경대코스를 탐방한 일이 있었다. 그후 흘림골 안전시설들을 보완하고 7년만에 다시 문을 연 곳이 단풍으로 유명하다는 흘림골이다. 당시 보지 못했던 흘림골을 올해는 꼭 보고 싶어 찾게 되었다. 


  오늘 흘림골 코스는 한계령을 지나 오색으로 가는 길 가운데쯤에 있는 흘림골탐방소에서 시작한다.
흘림골 탐방지원센터 – 여심폭포 – 등선대 – 등선폭포 – 십이폭포 – 용소삼거리 –  오색약수 탐방지원센터의 순서로 살피기로 한다. 
2016년 만경대를 보고 이야기 했듯이 설악산은 단풍으로 유명한 곳은 아니다. 주변이 아름다워 설악산이란 이름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사실 단풍이 아름다운 곳을 찾으라하면 응당 내장산이 더 아름다운 곳이 아닌가? 설악산이 밤과 낮의 일교차가 커서 한 그루의 단풍나무가 있어도 그 색깔이 아름답고 선명한 것은 사실이다. 대청봉을 중심으로한 단풍은 지금 절정을 지나 정리할 때가 되었지만, 등선대를 중심으로한 단풍은 지금 한창 제 색깔을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이보다 더 아래인 약수터의 단풍은 아직 며칠 더 지나야 한창이 될 것 같다. 


  흘림골을 가는데 만경대 코스만 생각하고 참여했는데, 흘림골은 만경대 코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올라가는 길이 있으면 내려가는 길이있고 또 내려간만큼 올라가야 하는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이 산행의 묘미다. 말로하기는 쉬운데 실제로 겪어보면 그렇게 만만하게 볼 코스는 아니다. 흘림골 입구에서 등선대 전망대 까지는 계속적인 오르막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내리막이거나 비교적 평탄한 길이다. 그렇지만 내려가는 길이 오르는 것 보다 더 어려움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대부분 산행의 불행은 내려가는 길에서 발생한다. 흘림골의 길이 매우 험하다. 오르면서 힘을 모두 쏟은 상태에서 내려가는 길이 어려우니 차후 흘림골을 가는 일이 있으면 특별히 안전하게 다니라고 일러주고 싶다. 흘림골은 단풍도 아름답지만 그 보다도 주변의 산세가 더욱 아름답디. 특히 등선대를 오르면서 눈에 들어오는 정경은 이 세상의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름답다. 등선대에 올라서 바라보는 주변은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왔다는 말을 인용할만큼 칭찬이 아깝지않다. 오늘 많이 보이는 풀은 방아풀이다. 지금은 모든 식물들이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이라서 그런지 풀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흘림골 들머리에 들어서면서부터 보이는 단풍나무, 당단풍나무, 사람주나무, 함박꾳나무, 진달래, 서어나무, 거제수나무, 박달나무, 물박달나무, 개박달나무, 산딸기, 전나무, 분비나무, 음나무, 작살나무, 누리장나무, 팥배나무, 층층나무, 싸리, 고로쇠나무, 매화말발도리, 비목, 다래덩굴, 피나무, 참조팝나무, 생강나무, 등칡, 잣나무, 시닥나무, 복장나무, 까치박달, 신갈나무, 소나무, 개벚나무, 산벚나무, 그리고 까만 열매를 달고있는 누리장나무 등 여러 나무들이 눈에 띈다. 다만 오르고 내리는 일에 정신을 쏟다보니 많은 나무나 풀들을 놓친다. 오늘 본 나무들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을 들라면 등선대의 바위에서 자라는 소나무 한 그루와 등선폭포로 가는 길옆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열매를 달고있는 참회나무와 단풍이 처음 시작되는 복장나무다.  


  오늘 산을 살피면서 그래도 옆에서 종일 보호자로 따라다닌 자칭 식물박사 맏이가 고맙다. 또 오늘처럼  든든하게 여겨진 때도 없었다. 혹시나 무슨일이 있을까 노심초사 보호하느라고 애를 많이 쓰고 있다. 어느 때는 산행을 하면서 산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는데 이제는 세월의 시간들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같이 간 산행팀원들과 안전한 안내를 위해 관심을 기울여준 가이드님 그리고 안전한 운행을 위해 애써주신 기사님께 이 난을 빌어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면서 오늘 일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모두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그리고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설악산이라 이야기할 수 있는 모습들을 덧붙인다. 

 

 

<사진 1>  흘림골을 걸어간 자취.

 

<사진 2>  흘림골은 사전 탐방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 3>  나무데크 또는 철계단 그리고 자연석계단 등 다양한 계단길.

 

<사진 4>  수액을 채취하는 거제수나무도 보인다.

 

<사진 5>  함박꽃나무가 많이 보인다.

 

<사진 6>  등선대로 가는 길. 저 위에 보이는 것이 등선대.

 

<사진 11>  여심폭포인데 수량이 적다.

 

<사진 13>  단풍이 아름다운 복장나무.

 

<사진 16>  마지막 잎새.

 

<사진 17>  저 위가 등선대.

 

<사진 18>  등선대에서 본 정경들.

 

<사진 21>  등선대 암벽에서 자라는 소나무. 나이는 몇 백년은 되리라 짐작한다.

 

<사진 24>  팥배나무와 생강나무.

 

<사진 26>  여기서 부터는 내려가는 길. 경사가 아주 심하다.

 

<사진 28>  참회나무들.

 

<사진 33>  신선이 하늘로 올라가기전 목욕을 했다는 등선폭포.

 

<사진 36>  폭포 아래서 자라는 층층나무.

 

<사진 44>  피나무.

 

<사진 48>  음나무. 일부 지역에서는 개드릅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진 49>  십이폭포는 이런 모양으로 흐른다.

 

<사진 59>  독주암.

 

<사진 61>  성국사.

 

<사진 62>  오색약수터에 도착함.

 

<사진 63>  어쩐지 약수터가 썰렁하다.

 

<사진 64>  이 곳에 오면 식당 앞에서 자라는 팥배나무와 음나무를 꼭 살피고 간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