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을 찾아서

61. 태백에서의 2박 3일.

죽림, 대숲, 사라미 2022. 5. 27. 08:19

 

              <태백에서의 2박 3일.>

 

 

1. 기간 : 2022년 5월 18일 – 5월 20일(3일)
2. 장소 : 강원도 태백, 도계, 평창지방.
3. 동행 : 가족탐방

 

4. 활동 내용
  오랫 동안 계획했던 것을 실행에 옮겨보기로 했다.
이 활동을 하기 위해 올 4월부터 계획 했는데 피치못할 사정이 생겨서 세 번 연기 끝에 이제 실행하게 되었다.
무엇이든 탐사를 할 때는 반드시 사전에 세밀한 계획을 세워서 실행하기 마련인데, 식물의 경우 지금은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 때다.

그러나 더 이상 미루지 못할 형편이라면 꿩 대신 닭이라도 잡아야하지 않겠는가?


이번 탐사는
  ⓵ 태백에서 조름나물 군락지와 조름나물을 본다,
  ⓶ 평창 발왕산 정상을 콘도라로 오른다. 
  ⓷ 삼척 도계의 긴잎느티나무도 살핀다.

계획한 3일 간은 다행히 날씨가 맑아서 활동하기는 아주 좋았다.

남부지방은 기온이 올라 5월의 햇살이 따갑다고 하는데, 태백지방은 고원지대라서 그런지 시원하고 활동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말이 살피는 계획이라 하지만 실제로 자세한 장소에 대한 정보는 어렴풋이 알고 있는 정도여서 실전에 부딫치면 어려움이 있으리라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계획한 내용을 모두 해결하였으니 천만다행이다.

그 내용을 간추려 올려본다.

 

 

<첫째 날 5월 18일 이야기>


  오늘은 태백지방에서 자생하는 조름나물 자생지를 살피는 날이다.

실제로 이 이름은 이 풀을 많이 먹으면 졸음이 온다는데서 얻은 이름이다.

이 풀을 2015년 7월 백두산과 연변지역 야생화 탐사를 갔을 당시 비를 맞으면서 얼핏 본 풀이다. 그리고 2020년 포항 기청산식물원에서 화분에 심어 보전하기 위해 전시한 것을 보긴 했지만 자생지에서 자라는 모습은 보지못했다.

그래서 이 풀이 더욱 마음에 남아있었는지 모른다.

 


이 풀을 보려면 우선 태백에 가야한다.

가는 방법이 문제다. 동해안 도로를 이용하여 태백에 가고 다시 평창으로 옮기면서 살피는 방법과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여 태백이나 평창으로 가서 이동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어쩌면 좋은지 판단을 하는 일이 아주 어려웠다.

태백 까지 가는 것은 동해안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태백에서의 교통이 그렇게 원할하지 않아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 정도의 어려움은 감수하기로 하고 떠나는 길이니 동해안을 이용하여 태백으로 가는 쪽을 택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기 위해 5월 17일 평해에서 하루를 지내고 18일 6시를 조금 넘겨 태백으로 출발하였다. 7번 국도를 이용하여 울진 까지 가서 36번 국도에 접속, 봉화에서 35번과 31번 국도를 이용 태백에 도착한 시각은 10시 40분이었다. 2박으로 정한 숙소는 태백산민박촌이다. 체크인은 오후 2시 부터다.

 

우선 조름나물의 자생지에 대한 사전 정보를 얻고자 태백시 삼수동행정복지센터(삼수동사무소)를 찾았다. 정확한 정보가 없으니 바닥에서 정보를 찾아야 하므로 조름나물이 자라는 장소가 있는 삼수동행정복지센터로 갈 수밖에 없었다. 삼수동행정복지센터에 사전 도움을 청해놓은 것도 아니면서 들어갔으니 행정을 보는 모든 직원들도 의아해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필요한 사항은 알아야했으므로 어쩔수 없는 노릇이었다. 인터넷으로 알려진 모든 사실들은 어느 정도 믿고 따라야 하는지도 모른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업무를 보는 직원들은 거의가 젊은 사람들이었다. 실제로 나이와는 관계없이 식물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다기 보다는 없다고 함이 바른 말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무도 조름나물이 자생하는 곳을 알고 있는 직원이 없었다.

그래도 알고싶어 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것도 가깝지도 않은 대구에서 왔으니 안내하는 직원의 입장에서는 무척 난감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이러저리 문의한 끝에 전에 이 곳에서 근무한 직원과 연락이 닿아 겨우 통화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분 역시 다른 일을 하던 중이라 당장 도울 수 있는 형편이 못되었는지 사정은 딱한데 도와줄 형편이 못되는 것 같았다. 통화 결과 간단히 말해서
<태백에서 출발하여 건의령(巾衣嶺)터널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난 길이 있는데, 이 길을 따라가면 찾을수 있다>
고 하였다.

 

지난날 태백에 몇 번 온 일은 있지만 방향도 모르는 형편에 건의령터널이 어디에 있는지 알 턱이 없다. 건의령에서 가는 길 말고 다른 길은 없다고 한다. 안내하는 직원에게 건의령을 익혀서 출발하기로 하였다.
네비게이션에 ‘건의령터널’이라 입력하고 안내하는 대로 갔다. 다행히도 길은 정확하게 안내되었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출발하여 삼수령터널을 지나서 꽤 먼 거리를 달려 건의령터널을 빠져나왔다. 오른쪽으로 난 좁은 시멘트길을 2km 정도 달렸을까 마을에 들어서는 첫째집 앞 까지 왔다. 입구에 차를 세우고 상사미 둘밭마을을 물었다. 누군가는 이 곳을 농장을 가로지르는 길이라 했던가? 주인을 찾으니 60대 정도의 아주머니가 사람을 맞았다. 여기가 둘밭마을은 맞는데 왜 그러느냐고 묻는다. 사실을 사실대로 이야기 하였다. 이 곳에 조름나물이 자라는 습지가 있는데 그 곳을 찾는다고 하였더니 이제는 꽃도 지고 하여 살필것이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모두 끝났다고 했다. 다행한 일은 찾기는 바로 찾았다고 하여 안도의 숨은 쉴수 있었다. 그런데 꽃이 피는 봄에는 서울이고 부산이고 멀고 가까움 없이 차들이 너무 많이 와서 먼지 때문에 빨래도 해서 밖에 널지못했다고 한다. 생각해봐도 그럴것이 시도 때도 없이 조름나물을 본다고 찾아오니 생업에 지장이 많았으리라 생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된 조름나물이 이 곳에 있는데 관리는 나라에서 하지만 생업에 지장이 되어도 꾹 참고 이해해주는 그 마음 고맙기 그지없는 일이 아닌가? 오늘도 자세하게 있는 곳을 가르처주시는 고마음은 지금도 잊을수 없다.


조름나물은 여러해살이 수초로 씨앗이나 포기로 번식이 가능한 식물이다. 말대로 꽃은 4월 20일 경이 한창 피고 오늘 현재는 열매를 맺고 있었다. 조금 늦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자생하는 환경을 확인하였으니 오늘 일은 대만족이다. 조름나물이 자생하는 둘밭마을은 고냉지채소를 주업으로 하는 곳이다. 앞으로 본격적인 고냉지 채소가 생산될 때는 매우 바쁘게 움직이는 마을이 될 것이라 예상해 본다.
조름나물이 자생하는 곳은 지형이 매우 높은 곳으로 생각되었고 물은 매우 깨끗하였다. 샘이 있어서 깨끗한 물이 계속 보충되고 있었으며 개체수는 그렇게 풍부한 편은 아니었지만 예상 보다는 풍부하다고 생각했다. 야생식물들은 자기가 자라고 있는 환경 그대로가 가장 잘 자라는 곳이된다. 그래서 욕심으로 탐해서는 살리지 못하고 결국 고사시키는 결과를 맞게된다. 야생에서의 과욕은 절대 금물이다.

 

 이 자생지가 오래도록 보전되고 개체수도 더욱 많아질 것을 기대하면서 오늘 본 식물체를 몇 점 올려본다.
자생지를 물어서 찾는 방법도 있지만 혹시나 하여 주소를 덧붙여본다.
강원도 태백시 상사미동 73-2가 자생지의 주소다.

 

 

<사진 1> 건의령터널을 나와서 오른쪽 길을 들어서면 이런 길이 나타난다. 이 길을 2km 정도 가야한다.

 

 

<사진 2> 조름나물 자생지에 있는 안내판.

 

 

<사진 3> 조름나물이 자라는 작은 못이다. 물은 매우 맑다.

 

 

<사진 4> 조름나물이 꽃을 거두고 열매를 익히고 있다.

 

 

<사진 5> 조름나물의 현재 모습.

 

 

 

<사진 6> 조름나물이 자라는 모습.

 

 

<마치면서> 오늘 이 풀을 볼 수 있게 도와주신 태백시 삼수동행정복지센터 담당자님께 이 면을 빌려 감사함을 전합니다.

 

 

 

 

 

 

※  감사합니다. 식물유전자원은 우리의 귀중한 보배입니다. 함께 보전에 힘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