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찾아

386. 의령군에서 찾은 나무 천연기념물들.

죽림, 대숲, 사라미 2023. 12. 15. 11:20

 

<의령군에서 찾은 나무 천연기념물들>


1. 날짜 : 2023년 12월 13일
2. 동행 : 가족들과 함께.
3. 이야기
  며칠 전 포항 신광면에 있는 나이 700년된 느티나무를 찾으러 갔다가 그냥 돌아왔다. 
이 나무는 경상북도 보호수 제 1호로 ‘무자천손(無子天孫)나무’ 또는 ‘권씨할아버지나무’라 불리는 나무다. 아침에 출발은 잘 했는데 목적지를 정확히 찾지 못했다. 동해안은 교통이 불편할 뿐아니라 다른 자료들도 뒤떨어지고 있다. 아니 이런 일에 관심이 적어서 노력도 하지 않는 것 같다. 


  일상에서 느티나무야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다. 그러나 경상북도 보호수 1호라 하기에 봐야겠다고 나섰는데,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다. 신광 가까이 가기는 했는데 더 이상 자세한 안내가 없다. 마북리로 가야할 차가 영천-상주 고속도로를 달린다. 덕분에 이 고속도로를 처음 달려보는 영광을 가졌다. 군위휴게소에서 숨을 돌리고 나들목을 나오니 언젠가 왔던 화본역 가는 길이다. 팔공산터널을 나와서 돌아오는 길에 곤드레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집에 돌아와 계속 마북리의 '무자천손나무’를 살피다보니 가까운 의령군의 노거수들 중에서 천연기념물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오늘 집을 나서 의령군으로 가는 까닭이다. 
오늘 살피려고 계획한 나무는 임진왜란 때 큰 북을 매달아 놓고 의병들을 훈련했던 느티나무인 현고수(懸鼓樹), 곽재우 장군의 생가 앞에서 자라는 은행나무, 성황리 소나무, 백곡리 감나무 등이다. 실은 이들중에서 감나무가 천연기념물이 되었다는 점에 호기심이 발동한다. 


  겨울철 짧은 낮이지만 이들 네 그루의 나무는 살필수 있을 것 같아서 집을 나선다. 
세상의 일은 모르면 몸이 고생한다고 했는데, 이런 일을 당하지 않으려고 가는데 모르니 방법이 없다. 

그래서 평소 남에게 일을 부탁할때는 늘 내가 알아야 한다는 철학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일이 원만하게 처리되면 더욱 좋은 일이고 혹시라도 잘못되면 같이 배우고 가르치며 일을 마친다.
오늘 길이 그러했다. 곽재우 장군이 북을 매달고 군사들을 훈련했다는 나무 ‘현고수’를 찾는데 네비가 가르키는 내용이 옳은지 틀리는지 알수가 없다. 며칠전 포항 신광면이 영천-상주 고속도로가 되었듯이 지금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틀리는지 모르니 답답하기만 하다. 옆에서 같이 가는 사람도 이 분야에는 문외한이다. 그러다보니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못하고 국도로 의령군 유곡면 세간리에 있는 느티나무 현고수 까지 갔다.

그런데  기후 탓인지 안개가 자욱하여 사진을 찍지 못한다. 기가 막힌다. 그래도 이 곳에서 느티나무 현고수와 곽재우 장군 생가 앞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 까지 살핀다(현고수 – 천연기념물 제 493호, 세간리 은행나무 – 천연기념물 제 302호). 

 

 

<사진 1>  현고수(느티나무) 모습 - 천연기념물 제 493호.

 

 

 

느티나무 현고수와 은행나무 모두 외과 수술을 받았다. 이런 외과적 처방이 옳다는 의견과 옳지않다는 의견이 있는데 두 의견 모두 장단점이 있다. 결과는 후일 상태를 두고 보면 된다.
곽재우 장군의 생가는 당시의 건물은 없고 다시 지은 건물이다. 옛 사대부가의 모습으로 새로 지었는데 기록들과 일치하는지 궁금하다. 


  나무를 전지하는데 가장 어려운 나무는 소나무라 한다. 그래서 임금도 가장 비싸다고 하는데, 오는 날이 장날이라 내가 찾은 이 시각에 곽재우 장군 생가에 있는 기념식수한 나무들을 한창 다듬고 있다. 소나무를 전지하는 작업이다. 원래 내 생각은 절대 찬성하는 편은 아닌데, 오늘 일하는 모습을 보니 제법 공간이 있어 햇빛이나 공기의 흐름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결과는 두고 볼 일이라 후일로 미룬다. 
현고수인 느티나무는 자람이 그렇게 왕성하지는 못한 상태다. 여기서 걸어 300m 정도 가면 곽재우 장군 생가가 있다고 안내되었다. 생가 주변을 ‘의병활동공원’으로 구성하였다. 말을 탄 홍의장군이 반갑게 맞는다. 

앞에 있는 은행나무는 잎이 없어 속 까지 잘 보인다. 모양이 아주 참하고 왕성한 수세를 자랑하고 있는 암나무다. 올해 은행이 얼마나 열렸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생가는 사랑채, 문간채, 안채 그리고 별당 까지 갖추었다. 우물과 장독대도 갖추었다.

 

 

<사진 5>  세간리 은행나무 - 천연기념물 302호.

 

 

 

 

  생가와 은행나무를 살피고 SBS 드라마  ‘악귀’에 나왔던 ‘성황리 소나무’를 찾아 떠난다. 역시 모르면 몸이 고생한다는 말을 실감하면서 찾아갔다. 
드라마에 ‘덕달이나무’로 나와서 이 드라마 이후 ‘덕달이나무’로 전파를 타고 더욱 많이 알려진 나무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니 앞 쪽의 담벽에 이 소나무가 그려져 있다. 거리는 10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멀리서 보아도 나무의 모습은 매우 아름답다. 그런데 이 나무는 마을을 지켜주는 서낭나무다. 하필이면 드라마 내용이기는 하지만 ‘덕달이나무’로 출연시켰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오래된 소나무는 아름다움이 어떤 나무보다도 아름답고 믿음직하고 신선감을 주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사진 7>  성황리 소나무 - 일명 덕달이나무, 천연기념물 제 359호.

 

 

이 나무가 민속적인 측면이나 식생적인 측면에서 더욱 좋은 나무로 자랄 것을 믿으며 ‘백곡리 감나무’로 간다. 

여기 까지 오니 동서남북을 구별하지 못한다. 완전 딴 세상에 온 것 같다. 일하시는 주민에게 물어서 대강의

위치를 알고 출발한다. 네비에는 길 안내를 집으로 설정하고 간다. 그랬더니 갈 때는 산을 넘지않는 길로 가자고 해서 안내와 반대되는 길로 잡아서 간다. 그런데 낮은 고개를 넘으니 ‘백석리 감나무’란 안내판이 보인다. 감나무는 포기하려고 했는데 결과는 송아지 쥐잡는 일과 같이 되었다. 


  감나무는 도로에서 가까운 마을 입구의 양지바른 곳에 있다. 감나무는 보통 200년에서 250년 정도 사는데, 이 감나무는 나이가 500년을 넘기니 특별한 감나무다. 세상에는 의외라는 경우가 있는것인지 모른다.

500년을 넘게 살았으니 오래 살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주민들과도 정이들어 이제는 정신적 지주가 된 나무이기도 한 감나무다. 역시 사람이나 나무나 늙으면 아픈 곳이 생기는 법인가보다. 감나무 역시 외과 수술을 받았지만 보기에는 수세가 좋아보인다. 

 

 

<사진 13>  백곡리 감나무 - 천연기념물 제 492호.

 


이왕 이렇게 살았으니 앞으로도 오래 건강하게 자생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가까운 남해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려 칠서휴게소에 들어선다.

 

저녁에는 잊지못할 일을 당했다. 덕분에 12월 3주 예임회 행사에 불참해야 한다. 그리고 26일 용산회는 어떻게 해야할지 연구중이다.

끝으로 현고수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이면서 오늘을 마친다. 나라를 지킨 일에 일역을 한 나무이기에.


<현고수(懸鼓樹)>
의령 세간리 현고수(느티나무)는 나이가 약 600년 정도 되는 오래된 나무로, 높이 약 15m, 가슴 높이의 둘레가 7m 정도인 큰 나무이다. 현고수(懸鼓樹)는 북을 매단 나무라는 뜻으로, 임진왜란(1592) 때 곽재우 장군이

이 나무에 큰 북을 매달고 의병을 모아 훈련시켰다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1592년 4월 13일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9일 뒤 곽재우 장군이 이곳에서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켰다.

곽재우 장군의 의병부대는 이곳에 본진을 두고 낙동강과 남강을 오르내리며 왜군의 진격을 막고 보급로를

차단하여 왜군 격퇴의 큰 공을 세웠다.

매년 열리는 의병제전에서는 의병의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이곳에서 성화의 불을 붙여 의병제전을 시작한다.

세간리 현고수는 임진왜란 의병의 발상지라는 역사적 의미와 더불어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서 민속학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느티나무는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이다.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대만, 중국 등의 따뜻한 지방에 분포한다. 가지가 사방으로 퍼져 자라서 둥근 형태로 보이며, 꽃은 4~5월에 피고 열매는 10월에 익는다. 

보통 크기가 크고 줄기가 굵어서 쉼터로 쓰이곤 한다.

세간리 마을 어귀에 서 있는 이 느티나무는 나이가 약 600년 정도이다.
매년 4월 의병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의병제전이 열리며, 이 나무 아래에서 성화의 불을 붙여 의병제전의 시작을 알린다.

또 매년 음력 1월이면 마을 주민들이 뒷산에 있는 참나무를 시작으로, 마을에 있는 은행나무와 이 느티나무를 돌며 제사를 지낸다.

나무의 높이는 15m, 가슴 높이의 둘레는 7m이다.

 

<참고>
http://dh.aks.ac.kr/~heritage/wiki/index.php/%EC%9D%98%EB%A0%B9_%EC%84%B8%EA%B0%84%EB%A6%AC_%ED%98%84%EA%B3%A0%EC%88%98(%EB%8A%90%ED%8B%B0%EB%82%98%EB%AC%B4)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화유산 영문 해설문 편찬 연구팀

 

 

    ※  감사합니다.